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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PeaceNet] 미국-이란 전쟁과 걸프 왕정국가들의 미래
등록일
2026-07-27
조회수
38

[기획자 註]
 

‘몇 주’안에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과는 달리 미국-이란 전쟁은 장기화되고 있고 양국간 종전 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종결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변화를 나타날 것으로 분명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는 미국-이란 전쟁을 분석하고 특히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연구실장(djpark@jpi.or.kr)]

 



I. 서론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배후로 간주되던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고자 2026년 2월 미국과 공동으로 이란을 타격함으로써 이스라엘·미국-이란 전쟁으로 확산되었다. 미국이 이란의 핵무장 저지와 신정 독재체제의 레짐 체인지를 목표로 내세운 이번 전쟁에서 이란은 예상과 달리 항복하지 않고 드론, 미사일 등으로 중동내 미군기지 공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완강히 저항했다.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미국의 전쟁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미국내 여론이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 출구를 모색하면서 카타르 등의 중재하에 60일의 휴전합의로 이스라엘·미국-이란 전쟁(이하 미-이란 전쟁)은 어정쩡하게 끝이 났다. 그리고 현재에도 호르무즈 통항문제, 이란 핵문제, 이란제재 해제문제 등을 두고 양측간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단기간 내에 이란 수뇌부를 제거하면 이란 정권이 붕괴되고, 이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해결 못한 이란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며, 이란의 민주화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하고 이란내 많은 군사시설을 파괴하기는 했으나, 예상보다 긴 전쟁기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당초 의도한 목적을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란이 오히려 전쟁을 통해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찾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전쟁을 주도하였다. 미국이 전쟁 초기에 값비싼 미사일(토마호크 등)과 방공장비(사드, 페트리어트, 등)를 소진한 가운데 이란의 값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효과를 발휘하였고,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내 미군 기지나 GCC의 석유, 가스 시설이 타격 대상이 되어 걸프 국가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나아가, 호르무즈 봉쇄로 많은 유조선들의 발이 묶이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하게 되었고, 미국 뿐 아니라 국제 여론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미-이란 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강대국과 약소국간 전쟁에서 약소국의 저항 무기로 드론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전쟁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당초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오히려 급하게 전쟁을 끝내려 하면서 이란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미국의 국제적 위신이 추락하고, 사우디, UAE,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 GCC 국가들은 전쟁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기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 전쟁에서 이란에 이어 큰 피해를 입게되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미국을 끌어들여 이란을 공격함으로써 오랜 숙원을 달성하는 듯 했으나, 이란의 대리세력인 하마스 뿐 아니라 레바논 헤즈볼라도 약화시키는 했으나 완전히 뿌리 뽑지는 못했고, 이란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나 이란 미사일 등 군사시설 궤멸 등 의도한 결과를 이루지 못하고 미국과 함께 전쟁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 연립정부내 극우세력들의 불만이 가중되어, 전쟁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관리해오던 네탄야후 정부의 미래도 불확실하게 되었다.


이란은 전쟁으로 핵 시설, 군사시설, 그리고 산업시설에 많은 타격을 입었지만, 초강대국 미국과의 전쟁에서 굴복하지 않고 버팀으로써 종전협상에서의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었고, 전쟁 전의 신정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민주화 욕구를 누르고 신정정치와 군부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물론 이란이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고, 이는 전쟁 이전에도 어려웠던 이란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종전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풀고, 전쟁복구 비용의 일부를 GCC를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는다면 이번 전쟁이 이란으로서는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랫동안 염원한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전쟁으로 걸프 왕정국가들은 전쟁 중에 입은 피해 뿐 아니라 호르무즈 안전항행이 더 이상 옛날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그동안 누려왔던 세계 에너지 공급처로서의 위상도 흔들릴 전망이고, 석유 가스 시설이 파괴되어 탈석유시대에 대비한 산업 다변화 전략 추진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걸프 왕정국가들은 그동안 주변 아랍국가들이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정권이 붕괴되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에너지 수입을 통한 보조금 지급으로 국민의 민주화 욕구를 무마하고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석유 수입이 줄어 들어 더 이상 국민들에게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보조금에 기반한 지대추구형 국가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걸프 국가들은 왕정체제 유지에 정당성을 상실하여 정권 유지에 대한 위협이 증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서는 이란-미국 전쟁이 GCC 왕정국가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걸프지역 안보환경, 왕정국가들의 경제기반, 민주화 등 측면에서 고찰해 보고, 우리 에너지 수입의 70%를 의존하고 우리 해외건설 진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걸프 왕정국가에 대한 우리나라의 향후 정책방향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김창모(前 카타르 및 알제리 주재 특명전권대사)

 

김창모 대사는 1991년부터 32년간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외교부 중동과 서기관, 환경협력과장, 행정안전부 국제행정협력관 등을 역임하였다. 그리고, 2018년 이래 카타르 및 알제리 주재 특명전권대사로 근무하였고, 2023년 퇴임 후에는 한국과 아랍 국가간 교류와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재단인 ‘한국아랍소사이어티’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 하였다. 동 기간 중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로도 활동하면서 중동문제 및 환경문제 관련 전문성을 쌓아오고 있다. 현재는 (재)기후변화센터(CCC) 이사 및 단국대학교 천안 캠퍼스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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