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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I PeaceNet] 북·중·러 3자 군사 협력 가능성에 대한 평가
등록일
2026-06-11
조회수
33

[기획자 註]
 

지난 9월에 개최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 총서기가 한 자리에 나란히 서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북중러 3국간 협력 강화, 그리고 나아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신냉전 구도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고는 북중러 3국 협력의 가능성을 여러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해보고자 한다 [기획: 박동준 연구실장(djpark@jpi.or.kr)].
 



초록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3자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북중러 3자 간 정상회담 혹은 어떤 형태의 3자 간 논의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 이유에 대해 중러, 북중 양자 관계가 내포한 긴장 요인들과 3국이 추구하는 전략 목표가 불일치한다는 두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중러 관계와 북중 관계에는 긴장과 갈등이 존재한다. 중러 양국은 미국에 대한 전략적 안정 유지를 위해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를 강조하지만, 양자 간 구체적 의제에서는 이견과 마찰이 노출되고 있다. 북중 관계는 트럼프 1기 북미 핵 협상을 앞두고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에 주목한 중국이 대북 정책을 전면 수정하여 북한에 전략적 지지를 재확인해주면서 개선되었다. 하지만 북중 관계에 다시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여러 사건들이 발생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국에게 불리한 진영화된 군사적 대치나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디커플링되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 반면 북한은 진영화된 군사적 대치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적극 추동하고 있다. 각국이 추구하는 전략 목표가 불일치한다는 점이 북중러 3자 군사 협력을 제약하는 근본적 요인이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3자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 고조

 

2025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거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후 중국 주요 국가 행사에 참석해 왔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26개국 정상들 중에서도 단연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북한의 조선노동당 김정은 총서기였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 최고권력자가 천안문 망루에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참관한 장면은 해외 언론들에 의해 북중러 3자 협력이 시작되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되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 혹자는 미소 냉전 시기에 형성되었던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 형성 가능성을 우려했고, 혹자는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 총서기 자리에 섰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대체로 언론이나 대중들은 세 사람이 한 자리 모였다는 사실에 강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열병식 후 각국 언론은 북중러 3자 간 군사 협력 가능성, 심지어 반미 동맹 형성 가능성에 대한 여러 추측을 쏟아냈다.


반면 한국의 중국, 러시아, 북한 전문가들과 중국 학자들은 대부분 북중러 3자 군사 협력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견지하고 있다. 패트리샤 킴(Patricia M. Kim)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9월 Foreign Affairs에 실린 “Don't Overestimate the Autocratic Alliance”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북중러 정상들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보여준 화려한 연출은 실상보다 과장된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1) 필자도 이 주장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실제로 북중러 정상은 열병식 때는 한 자리에서 참관을 했지만, 열병식을 전후해서 각각 중러, 그리고 북중 양자 정상회담을 따로 개최했다. 면밀히 관찰해 보면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도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최고권력자가 직접 참석해 축하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북중러 3자 간 정상회담 혹은 어떤 형태의 3자 간 논의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글은 현 시점에서는 북중러 3자 군사 협력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러 관계와 북중 관계 등 두 개의 양자관계가 현재 처한 상황을 분석할 것이다. 또 북중러 3국이 겉으로는 매우 우호적인 듯한 장면을 연출하지만 실제는 각국이 추구하는 국가이익의 근본적 차이로 인해 군사 협력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중러 간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원인과 목표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취임식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했다. 2024년 5월 16일 개최된 중러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全面战略协作伙伴关系)”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냉전 시기 중소 분쟁이라는 역사적 경험, 소련 해체 후 중러 관계가 정상화된 후에도 존재했었던 미묘한 긴장을 극복하고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를 형성했다. 그 핵심적 원인은 중러 양국의 미국에 대한 전략적 입장이다.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는 냉전 시기 미중 데탕트를 통해 미국의 소련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했고, 이는 결국 미국이 소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구조적 토대가 되었다. 미중경쟁이 시작되자 미국에서는 러시아와의 타협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역 키신저 전략(reverse Kissinger)’에 제기되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전략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물론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미국과 러시아가 타협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 후 ‘역 키신저 전략’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다. 만에 하나라도 미국과 러시아가 미중 데탕트처럼 전략적으로 타협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중국에게는 중대한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중국에게 미러 간 전략적 타협 가능성을 방지하는 것은 최우선 외교 목표 중 하나일 것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추구해 온 ‘위대한 강대국 러시아 재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유일한 국가가 미국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또 러시아의 실제 역량, 특히 경제적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돌입한 경제 대국 중국과의 협력은 러시아에게도 필수적일 것이다.


2024년 5월 중러 정상회담 직후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 내용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이러한 인식들이 드러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 모두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국제 전략적 안정에 유익”하며 “러시아는 유엔,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에서 중국과 소통과 협력을 밀접히 하여 세계 다극화와 국제관계 민주화를 촉진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건립”할 것 이라고 언급했다. 시진핑 주석도 “양국 간의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것은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고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촉진하는 데 적극적 공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양국 협력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2)


이와 같은 중러 양국 정상의 언급을 통해 우리는 중러 양국이 미국과 관계에서 전략적인 안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양국은 “세계 다극화”와 “국제관계 민주화”라는 표현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반대하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열병식 바로 전날인 2025년 9월 2일에 진행된 중러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이 기본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3) 
 

중러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의 한계와 중러 간 마찰 사례 분석
 

그렇지만 현재까지 중국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시진핑 집권 시기에 개최된 중러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에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고 미국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러 양국이 합의한 현재 중러 관계에 대한 공식 입장은 “동맹을 맺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 특징을 가진 관계”라는 것이다.4)


그 이유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이 미국과 전략적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러시아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 중국의 반대편에 서는 것은 막아야만 한다. 그렇다 해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나토(NATO) 국가들과도 이미 적대적 관계에 접어든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 심지어 군사 동맹을 구축하는 것은 유럽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려 노력하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은 현재도 러시아와 무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하여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NATO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5) 이것만으로도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와 국가이익에는 큰 손해를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공격을 한 것과 점령한 영토에서의 주민투표를 통해 영토 합병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해 줄 수가 없다.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각국의 주권, 독립과 영토 완정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수 밖에 없는데, 러시아는 주권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선제 공격해 영토를 빼앗은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투표를 통해 한 지역이 어느 국가에 귀속될 것인지를 결정한 것도 대만 문제와 연결해 생각할 때 중국이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중국은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중립을 취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2023년 2월 발표한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关于政治解决乌克兰危机的中国立场)” 중 첫 조항에서 “각국의 주권, 독립과 영토 완정은 응당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6) 그리고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략적 협력 파트너인 중국에게 기대했던 반응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중러 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양국 관계가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양국 간에 상당한 마찰과 긴장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2023년 3월 중러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선언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불과 며칠 만에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의해 부정된 사건이다. 당시 중러 양국은 2022년 1월 3일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개국 정상들이 발표한 “핵전쟁 방지와 군비 경쟁 금지에 관한 공동성명(Joint Statement of the Leaders of the Five Nuclear-Weapon States on Preventing Nuclear War and Avoiding Arms Races)”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모든 핵 보유국은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말아야 하며 영토 밖에 배치한 핵무기를 철수시켜야한다”며 공동으로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7)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귀국한 후 불과 사흘 만에 푸틴 대통령은 자국의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실제로 이를 추진했다.8) 러시아의 이 조치는 2023년 2월 중국이 발표했던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한 불만 표시일 수도 있고,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해결하려 노력했던 “시베리아의 힘 2(Power of Siberia 2)” 가스관 건설 사업에 관한 MOU 체결에 중국이 동의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한 결정은 중러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제안하고 러시아가 동의했던 약속을 러시아가 곧바로 뒤엎은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참고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 사업에 관한 중러 간 MOU는 2025년 9월 푸틴 대통령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체결되었다.9)

 

2018년 북미 핵 협상 개최가 확정되자 중국은 대북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

 

북중 관계도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북한과 중국이 혈맹 관계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존재하지만, 한국전쟁 당시에도 북한과 중국은 전쟁 목표를 둘러싸고 큰 이견을 표출했었다. 특히 1992년 한중 수교는 북한에 심대한 외교적 타격이 되었고, 북한은 중국이 북한을 배신했다고 인식했다. 냉전 종식과 함께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인 중요성은 낮아졌고 중국 내에서는 북중 관계가 보통 국가 간 관계라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북한의 핵 개발은 중국도 원하지 않는 것이었고, 북한의 지속적 군사 도발도 경제 발전과 국가 현대화에 매진하기 위해 주변 지역에서 안정적 대외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던 중국에게는 부담을 주는 요인이었다. 그러므로 한중 수교 후 북중 간에는 전반적으로 긴장 관계가 지속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2012년 시진핑 주석 집권 후 2018년 5월에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북중 관계는 심각한 냉각 상태에 있었다.


그렇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총서기와의 직접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시도하면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정책을 전면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 기본 목표 중 하나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며,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북부를 중국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정학적 핵심 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총서기 간 회담 개최가 확정되자 중국은 북미 간 핵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주목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에는 북미 간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미중 전략 경쟁이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북미 관계 개선은 필연적으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중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에 중국은 김정은 총서기를 전격적으로 초청하여 시진핑 주석이 직접 “3개의 불변(三个不会变)” 약속을 해 주면서 국제와 지역 정세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지지는 확고하다는 것을 보장해주었다.10) 또 중국은 북중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재조정했다.

북중 관계가 다시 악화된 근본적 원인은 양국 전략 목표의 불일치

그런데 2018년 북중 관계를 급격히 개선시키는 것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수정했던 중국과 북한 간 관계가 다시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국내외 언론들을 통해 북중 관계에 다시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사건들이 보도되었다. 중국은 2018년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총서기 간의 다롄 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했던 기념 동판을 철거했다. 또한, 중국 공안이 북한 밀수품을 몰수했는데 북한이 이 물건이 김정은 총서기가 사용할 물품이라며 돌려달라 요청했지만 중국은 이 요청을 무시하고 경매 처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중국이 자국 내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 연장을 거부하고 이들을 전원 귀국시키라고 북한에 요구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2024년은 “중조 우호의 해”였지만 양국 간 교류는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이 군사 협력 강화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로 이어지며 북중 관계 이상설이 더 확산되었다. 그렇다면 최근 북중 관계가 악화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2024년 체결된 북러 조약과 북러 군사협력 강화를 중국이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거나, 중국이 북한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경제 지원을 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등 북중 관계 악화 원인을 다양하게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건들도 북중 관계가 다시 악화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북중 관계가 다시 악화된 근본 원인은 양국이 추구하는 전략 목표에 심각한 불일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현재 상황에서 미중 전략 경쟁이 중국에 불리한 군사적 충돌로 악화되거나 중국 경제에 파국적 영향을 주게 될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디커플링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국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영역에서 미국과의 경쟁을 회피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이다. 반면 북한은 동북아에서 북중러 대 한미일 신냉전 구도가 다시 형성되는 것이 북한에 가장 유리한 외부 환경이라 판단하며 “국제관계 구도가 신냉전으로 변화된 것이 국제정세 변화의 주요 특징”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미국 주도 블록화에 대항하기 위한 반제•반미 진영화의 불가피성도 주장”했다.11)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통해 동북아에서의 신냉전 구도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즉 북한은 중국이 회피하려 노력하는 지역 안보 상황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북중 간에 존재하는 전략 목표 불일치는 양국 간 주요 의제에 대한 의견 불일치에도 영향을 주었다. 2024년 5월 중러 정상회담 직후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즈음하여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에 대한 연합 성명”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성명 중 중러 경제 협력을 기술한 부분에 “양국은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류를 통해 바다로 항행하는 사안에 대해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전개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12) 이 문제는 중국이 동북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면 북한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사안이다. 그런데 중국의 이 제안에 대한 북한의 답변은 두만강 하구에 기존 철교 외에 도로 교량을 하나 더 건설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하고 착공한 것이다.13) 즉 북한은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구를 통해 동해로 나가는 데 제약이 되는 기존 철교 외에 도로 교량을 하나 더 건설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트럼프 2기에도 북중 혹은 북중러 군사 협력 추진은 어려울 것 전망

트럼프 집권 2기에도 미국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협상을 다시 추진하려 한다. 미국 조야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대두된 상황에서, 한국은 트럼프 2기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핵 보유 묵인을 전제로 한 핵 군축이나 동결 같은 ‘스몰딜’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의구심과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핵 협상을 재개하려 시도하는 것은 중국의 대북 정책에도 심각한 딜레마를 제기하고 북중 관계를 더 악화시킬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만약 북미 핵 협상이 타결된다면 중국은 2018년처럼 다시 북미 관계 개선이 중국에 초래할 부정적 요인들을 우려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북미 간 핵 협상이 실패한다면 북한은 계속 신냉전 구도 형성을 목표로 행동하면서, 중국이 원하지 않는 지역 내 군사적 진영화를 유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즉 어느 경우에도 중국이 원하는 전략 목표와 북한이 추구할 전략 목표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간극은 북중 관계를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북중 간에도 군사 협력은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북중러 간에는 북러 군사 협력, 중러 전략적 협력 등 양자 관계에서의 협력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문에서 검토한 것처럼 북중 관계와 중러 관계에는 긴장이 존재하는데다 무엇보다도 각국의 전략 목표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북중러 3자 간 군사 협력은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기획자: 박동준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편집 : 제주평화연구원 이혜진 연구원


김동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조교수)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조교수이자 연세 중국연구원 운영위원이다. 중국 복단대(Fudan University)에서 국제정치학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주요 연구 분야는 미중 전략 경쟁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 동아시아의 위계적 안보 질서, 중국의 대외 정책과 한중 관계, 북중 관계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A show of strength or weakness: China’s motivation for the San Francisco détente”(Issues & Studies, Vol. 61, No. 1, 2025), “China s perception of minilateralism and Chinese-style multilateralism” (Australian Journal of International Affairs, Vol.78, No. 6, 2024) and “The Biden Doctrine and China's response” (International Area Studies Review, Vol. 26, No. 2, 202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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