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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맹균열 노림수에 창과 방패만 찾는가?(이상수, 前초빙연구위원) [출처: 통일뉴스]
날짜
2026-10-13
조회수
22
2026년 10월 12일, 북한이 또다시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9일 전 원산에서의 극초음속 미사일, 그리고 한국군의 극 초음속 활공체 시험발사 성공 발표로부터 불과 나흘 뒤였다. 외형상으로는 무기 대 무기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북한이 겨냥한 것은 남한의 영토가 아니라 '한미 간의 균열'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 역시 무기체계의 맞대응을 넘어서야 한다. 2500년 전 손자가 갈파한 전쟁의 원리는 오늘의 한반도에도 놀랍도록 정확히 들어맞는다.

손자는 『모공편』에서 "최상의 용병은 적의 계략을 깨는 것이고, 그 다음이 외교를 깨는 것이며, 군사로 맞서는 것은 하책이다(上兵伐謀 其次伐交 其次伐兵)"라고 했다. 북한의 계략은 명확하다. 한국이 기술을 과시하면 며칠 내로 더 강한 무력시위로 맞받아쳐, 한미 간 대응 속도와 수위를 둘러싼 피로감과 균열을 조금씩 쌓아가는 것이다. 이 구조를 눈치 채지 못한 채 매번 '무기로 무기에 대응'하는 것은 손자가 경계한 벌병(伐兵), 즉 가장 낮은 수준의 대응이다. 진짜 싸워야 할 곳은 미사일 궤적이 아니라 이 악순환의 설계도 자체다. 신무기 공개 시점을 북한의 도발 주기와 의도적으로 떼어놓아, 우리의 군사적 성과 발표가 북한에게 '대응할 명분'을 제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벌모(伐謀)의 현대적 실천이다.

『시계편』은 전쟁에 앞서 다섯 가지를 먼저 살피라 한다. 그 중 으뜸은 도(道), 즉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뜻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다. 지금 한미동맹에 필요한 것도 신형 요격체계 이전에 '발표와 메시지의 일원화'다. 현재처럼 한국이 먼저 발표하고 북한이 그 반응을 보며 대응 수위를 저울질하는 구조 자체가 적이 파고드는 틈이다. 도발 발생 시 한미가 사전에 합의한 절차와 어조로 동시에 대응하는 체계를, 그리고 국가안보실과 백악관 간 72시간 내 정상 통화를 제도화하는 것이 손자가 말한 '장수의 지(智)·신(信)·엄(嚴)'을 동맹 차원에서 구현하는 길이다.

『군형편』은 "이길 수 없음은 나에게 달려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달려 있다(不可勝在己 可勝在敵)"고 했다. 북한의 변칙기동 미사일이 기존 요격망의 허점을 파고드는 것은 기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 '지지 않을 태세'를 갖추지 못한 결과다. 우주 기반 감시 자산과 한미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연동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그보다 먼저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상설 사무국 체제로 전환해 ‘도발’ 발생 즉시 자동으로 가동되는 공동 상황실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승(不可勝)'의 토대다.

『허실편』의 가르침도 뼈아프다. "싸움을 잘하는 자는 적을 끌고 다니되, 적에게 끌려 다니지 않는다(致人而不致於人)." 지금 우리는 북한의 발사 일정에 맞춰 성명을 내고 훈련을 조정하는 피동적 구조에 갇혀 있다. 대응의 시점과 수위를 비선형적으로 설계해 북한이 우리의 반응을 예측해 다음 도발을 기획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리고 북한 체제의 실질적 약점인 외화 획득 경로와 해외 노동자 송출망에 대한 제재 공조를 미사일 발사 여부와 무관하게 상시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적의 허(虛)를 치는' 전략이다.

『구변편』은 경고한다. "적이 오지 않을 것을 믿지 말고, 내가 대비하고 있음을 믿어라(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북한 도발 이후에야 경계를 강화하는 반응적 태세에서 벗어나, AI 기반 다층 탐지망을 사건과 무관하게 24시간 상시 가동하고, 한미일 정보공유 체계를 사람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를 최소화한 자동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섞어 쏘기 전술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 판단의 지연이기 때문이다.

『군쟁편』은 "돌아가는 길을 곧은 길로 삼는다(以迂爲直)"고 가르친다. 극초음속 무기 경쟁에서 북한을 정면으로 뒤쫓는 것은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오히려 중국을 향한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의 과도한 도발이 역내 안정이라는 중국의 이익과도 배치됨을 설득하는 우회로가 더 빠른 지름길일 수 있다. 그리고 『용간편』이 강조하듯, "먼저 아는 자는 귀신에게서가 아니라 반드시 사람에게서 얻는다(必取於人)." 변칙 기동체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정보자산에 대한 투자가 요격 기술 자체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마지막으로 『화공편』의 결어를 새겨야 한다. "군주는 분노로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노여움으로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主不可以怒而興師 將不可以慍而致戰)." 나흘 만의 맞대응, 연쇄적 발사에 일희일비하며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패턴 자체가 손자가 가장 경계한 함정이다. 도발 발생 시 최소 24~48시간의 분석과 협의를 거쳐 대응 수위를 결정하는 '냉각 기간' 절차를 제도화하고, 국내 정치용 과시와 실질적 억제 전략을 분리 운용해야 한다.

결국 손자병법이 가리키는 결론은 단순하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균열이라면, 막아야 할 것도 미사일이 아니라 균열이다. 요격 기술의 통합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이 아니다. 한미 간 정치적·정보적 통합이 선행되지 않는 한, 북한이 설계한 승부수는 매번 성립하고 만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