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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협상태도 변화를 통해본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전망 By :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JPI PeaceNet: 2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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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24.



북한의 협상태도 변화를 통해본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전망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4월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은 2000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정상회담이다. 지난 2차례 회담과 다른 점은, 북측이 먼저 제의했고, 비록 판문점이지만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번 회담이 열리기까지 보여준 북한의 협상태도가 변화되었다는 점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북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인가? 이 글은 북한의 협상태도가 과연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평가해 보고, 이런 변화가 회담결과와 북한의 비핵화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전망해 보려는 것이다.


북한의 협상태도 변화에 대한 평가

  먼저 북한 협상태도의 변화된 점을 살펴본다. 첫째, 적극적인 의지이다. 2000년대 우리 정부가 소위 햇볕정책을 추진할 당시, 북한은 남북회담이나 교류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우리 측은 회담이나 교류를 적극 추진하려 한 반면, 북측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이하 김정은이라 함)의 육성신년사에서 “2018년을 남북관계 발전의 사변적인 해로 만들자”고 언급한 이후 달라졌다.

  둘째, 조건 없는 수용이다. 1월 1일 신년사가 나온 직후 우리 측은 그동안 단절되었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했다. 그런데 북한은 아무런 이의 없이 우리 측 제의(날짜와 장소 등)를 전격 수용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이라 함) 리선권 위원장(이하 리선권이라 함)은 직접 회견을 열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그동안 단절되었던 판문점 연락채널과 경의선 군 통신선의 개통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북측은 우리 측 제의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 이는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측면이다.

  셋째, 파격적인 행보이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밝힌 바대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메시지에 따라 선수단 22명을 비롯하여 예술단과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을 비롯하여 500명이 넘는 인원이 남측을 다녀갔다. 강릉과 서울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으로 구성된 북측 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평창올림픽 대표단의 일원으로 김여정 북한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김정은의 특사자격으로 보냈다. 백두혈통이 우리 측을 방문한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김정은의 구두메시지와 함께 친서를 전달했다. 이후 우리 측은 3월 초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 대북 특사단을 평양으로 파견하여 3월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확인, 북한의 핵미사일과 재래식 무기는 남측을 향해 불사용 등 주요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이어 우리 특사단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여 북한의 비핵화협상 의지를 전달하고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도출해 냈다. 이 같은 북한 협상태도의 변화는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은 점도 발견된다. 첫째, 합의사항의 일방적 취소나 변경 이후 이렇다 할 해명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월 20일 예술단 방남공연을 앞두고 현장 실사를 하기로 한 사전점검단의 방남일정을 돌연 하루 연기한다고 통보해 왔다. 별다른 해명도 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1월 30일 금강산에서 남북합동문화공연을 가지기로 합의했었지만, 하루 전인 1월 29일 밤 10시에 돌연 취소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북측이 밝힌 이유를 보면 어이가 없다. “남측 언론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다.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에 시비를 나선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북한이 보여 왔던 상투적 행태의 반복이 아닐 수 없다. 2001년 2월 초 남과 북은 철도·도로 연결의 군사적 보장을 위한 합의서를 교환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런데 북측은 직전에 행정상의 이유로 교환할 수 없다면서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2000년 11월 북측에서 개최하기로 한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우리 측의 국방백서 내용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거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태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둘째, 대남도발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4월 2일, 김영철은 남측기자단을 만나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며 자기를 소개한 일이 있다. 실제 천안함 피격 당시 정찰총국장이며 천안함을 어뢰 공격한 연어급 잠수정이 정찰총국 편제라는 점에서 그가 주책임자임은 피할 수 없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를 농담처럼 눙치려 한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야 할 책임자가 과거 자기들의 군사도발로 인해 희생된 우리 장병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 정부는 2018 남북정상회담 표어로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정했다고 한다. 평화로운 한반도, 새로운 남북관계의 시작이 되려면 과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셋째, 용어혼란 전술이다. 우리 특사가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와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는 언급을 했다. 김정은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 후 발표된 내용을 보면, 한미가 북한의 선의에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취하면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고 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선대의 유훈 운운했다고 한다. 우리가 바라는 비핵화는 북한 핵에 대한 폐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대의 유훈이라는 비핵화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즉,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연습시, 그리고 수시로 전개되는 미군의 전략자산을 말하는 것이다. 같은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그 해석과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이런 용어혼란전술은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상투적인 협상전술이다. 북측이 남북관계 획기적인 개선 운운하면서 종래의 행태에 변함이 없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북한 비핵화 전망

  지금까지 살펴본 북한 협상태도를 기초로 본다면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동시에 가능하다. 우선, 변화된 모습을 통해 본다면,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것이고, 우리가 바라는 결과 도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시한을 못 박아, 빠른 시간 내 핵과 미사일의 완전한 폐기(CVID :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와, 이에 따라 제재 해제와 미국, 일본과 수교, 평화협정 체결 등을 합의하고 구체적인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양하는 합의 도출을 기대할 수도 있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하여 이산가족 문제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로서 천안함피격, 연평포격 등 과거 잘못된 도발을 바로잡고 충돌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합의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방면적인 회담과 교류에 대한 내용 합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달라지지 않은 협상태도를 기초로 본다면, 기대 이하의 결과가 될 수 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천적 조치를 도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북핵문제는 남북 간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 1월 9일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북측 리선권은 우리 측이 비핵화 관련 언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정도의 원론적 합의만 하고, 나머지 문제는 미국과 해결할 테니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보장을 거론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및 한미연합연습의 중단 등 수용 곤란한 요구나,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고집한다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확고한 입장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한 목소리를 내고 북한이 이에 호응해 오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8.4.2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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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예비역 육군준장이며 정치학박사로서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겸임교수. 국방부 군비통제차장, 북한정책과장, 남북국방장관회담 대표 및 대변인, 장성급군사회담 차석대표,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또한 제네바에서 개최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4자회담의 대한민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바 있음. 전역 이후 KBS 객원해설위원, 국방FM 진행자 등 안보 및 남북관계 분야 전문패널로서 왕성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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