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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남북한 교류협력과 이후 전망 By :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 JPI PeaceNet: 20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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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남북한 교류협력과 이후 전망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





전쟁발발 우려에서 평화로 바뀐 평창 동계올림픽

  2017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관계에서 많은 것을 변화시켜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본래 올림픽은 세계평화의 제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스포츠로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 바로 올림픽 정신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평화적 역할과 기능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십분 발휘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남과 북은 한차례의 전쟁도 겪었고 각종 심각한 군사적 충돌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가 바로 남북한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국제적 제재와 압박으로 인해 전쟁의 먹구름까지 몰아오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북한이 비핵화로 나오게 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적 옵션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들이 나왔고 한반도 전쟁 발발 위험성이 국제적으로 부각되면서 성공적인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듯했다.

  실제로 일부국가에서는 노골적으로 불참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하였다. 프랑스 스포츠 장관이 “한반도의 위기상황으로 선수단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 올림픽팀은 프랑스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어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프랑스에 이어 독일, 오스트리아에서도 평창올림픽 불참 가능성이 전해지기도 하였다. 이에 더해 작년 12월에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가는 미해결 사항”이라는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발언이 나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최 자체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과도한 추정이 나올 정도로 위기에 봉착하는 상황까지 치닫는 듯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이러한 먹구름은 말끔히 걷혔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북한은 ‘민족, 자주,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평창올림픽 참여에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관계를 개선해 “사변적인 해로 빛내야"한다고 하는 등, 남북대화 재개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과시하였다. ‘민족, 자주,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면서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자고 촉구하였고 남북한이 시급히 만나야할 필요성도 강조하였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마련을 위해 공동 노력을 이행하자고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 표명은 거의 해마다 반복되는 것이지만 당장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한 그의 언명이었다.


정부의 발 빠른 대응으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이끌어 내다

  이에 우리 정부가 매우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음인지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실현되기에 이르렀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다음날 바로 대한민국 통일부는 장관 명의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는 민첩성을 보였다. 이어 오랫동안 불통이었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재가동(1월 3일)되었고 다음날 한미정상은 올림픽 기간 중 한미연합 훈련을 연기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재개되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수순을 용이하게 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후 남북대화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북측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제의 수용(5일)에 이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개최(9일)되었다. 동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첫째, 북측 선수단, 응원단, 고위급 대표단, 예술단, 태권도단, 참관단 파견, 둘째 고위급 및 군사당국 회담 개최, 셋째 한반도 문제 남북 당사자 해결에 합의하였다. 이어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실무접촉(15일)을 시작으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절차가 본격적으로 이행되어 나갔다.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 방남(21일)에 이어 마식령 스키장 남북선수 공동훈련 진행(31일), 북한 선수단 32명 방남(2월 1일), 북한예술단 선발대 23명 방남(5일) 및 북한 예술단 114명 방남(6일), 북한 대표단, 태권도 시범단, 응원단, 기자단 260명 방남 그리고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의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 22명의 방남 등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남북이 공동 입장하는 개회식도 진행되었고 북한 예술단 공연과 태권도 시범도 예정대로 성황리에 끝났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교류협력의 새 장을 열어주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는 남북한의 교류협력 발전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더한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지적될 수 있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명실상부한 평화 올림픽으로 자리 잡아 가면서 향후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의 청신호가 켜진 점이다. 최소한 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기도 하였다. KAL기 폭파나 서해해상에서의 군사충돌로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었던 88올림픽 때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와는 판이한 상황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남북관계 복원과 평화정착을 논할 수 있는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기회를 제공해 주어서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 김영남과 김정은의 친 여동생이자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여정을 보내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그들의 진의를 전달하고자 노력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김여정은 오빠 김정은의 친서와 문재인 대통령 방북 초청 의사를 전하기까지 하여 남북한 관계 개선 가능성을 한층 높여 놓았다. 이에 더해 북한은 대남관계 관련 실무총책으로 알려진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사절로 보낸 것이다. 김영철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여 약 1시간 동안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남측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무적 대화를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통일부 당국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김영철 부장과 이들 남측 고위 당국자들 간에는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정착, 국제사회와의 협력,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잘 조율해서 나갈지에 대해 전반적인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하였다. 북한 대표단의 방남으로 한반도에는 “상시적으로 (남북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자평도 있었다. 결국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이뤄진 남북 고위 당국 간 밀접한 접촉은 우리 특별사절단의 평양 답방으로 이어지도록 하였고 이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 가능성을 예고해 주고 있기도 한다.

  나아가 평창 동계올림픽은 체육교류를 통한 비정치적 분야의 실질적인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창을 열어놓기도 하였다. 평창올림픽에 임박해 북한이 참가를 결정했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성사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북한 주요 종목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였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 아래 공동 입장하는 것을 관철하게 되어 ‘남북은 하나다’는 이미지를 만방에 과시했다. 북한 응원단의 응원은 평화올림픽의 의미를 더해 줬다. 북한 예술단의 한국 공연도 또 다른 남북 문화교류의 장을 열어 놓았다. 서울과 강릉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6년 만에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이다.

향후 전망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 정부가 이루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미북 접촉의 불발이 그것이다. 만약 미국 고위급 대표단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접촉이 성사되었다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대화의 실마리라도 마련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는 미북 대화를 중재하는 데 실패했고 비핵화 관련 미국의 입장과 북한의 입장이 그만큼 간격이 크다는 사실만을 확인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관련 미북 대화를 이끌어 내는 우리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에 대한 답방으로 우리의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찾았다. 여기에서 미북 대화를 이끌어 내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미북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없이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 양측이 남북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는 미북 대화가 성사되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과정을 걸을 때까지 남북대화의 불씨를 살려가고자 할 것이다. 대북제재와 압박으로 남북한의 본격적인 경제교류와 협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남북교류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 글에 포함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견해로 제주평화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18.3.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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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現 북한연구소 소장. 파리1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과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 등을 역임.
Tag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고위급 회담, 남북정상회담, 남북교류협력 +